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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daily

보리쌀을 무료로 드립니다..

오후 12시 30분경..
수입 보리쌀이 들어와서 위기의식을 느낀 농민들이..
국산 보리쌀을 홍보하기 위해 나왔다며..
얼른 나와서 보리쌀을 받아가라는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헛.. 정말일까..??
그래서 나가봤다..
우선 아주머니가 전단지를 하나 주신다..
국산과 수입산을 구분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는 전단지였다..
음.. 나름대로 유용하겠다 생각하고 조금 기다렸다..

어느정도 사람들이 모이자..
골목에 설치된 홍보부스로 이동했다..
거기엔 6가지 품목이 진열되어 있었다..
판매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았고..
이곳에 온 사람들에게 주는 홍보물 같았다..

약간은 순박해 보이는 청년(?)이 홍보를 시작했다..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며 홍보물을 하나씩 나눠주기 시작한다..
기장.. 콩.. 쌀비누.. 보성녹차.. 그리고.. 보리쌀..
양은 정말 적었다.. ㅡ.ㅡ;
그래도.. 밥 지을 때 몇번은 유용하게 쓰이리라 생각되어 좋았고..
농민의 설명을 들으며 좋은 정보도 얻었다 생각하고 있었다..
홍보부스 위에 놓인 마지막 홍보물은 순창고추장 이었다..
고추장을 설명하던 농민이..
갑자기 홍삼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 농민은 금산에서 나왔다고 했다..

정관장 홍삼에도 납품을 한다고 하고..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준다.. 유용했다..
홍보의 끝이 보일 무렵..
지금 모인 사람들 중 세명에게 무료로 하나씩 준다고 한다..
정관장에서는 40여만원에 팔리고 있고..
자기네 제품은 무려 35%를 할인해서 296,000원에 판다고 한다..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즉, 하나는 공짜로 주고.. 하나는 구입을 하라는 소리였다..

드디어..
공짜로 받을 세명을 뽑는다며..
아까 나눠준 전단지를 앞으로 내밀라고 한다..
하나 둘 셋을 하면.. 그걸 위로 치켜들며 "금산"을 외치란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홍보도 잘 해줄테니.. 그 사람들에게 준다는 논리였다..
사람들은 큰 소리로 "금산"을 외쳤다..
난 뭔가 이상하기도 해서 외치지 않았다..

그 농민은 대강 세명을 골라서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직원이라 칭하며 그 사람에게 선택된 세명에게 설명을 잘 해주라고 한다..
그렇게 몇명이 홍삼을 구입했고..
난 약간의 홍보물만 받아서 돌아왔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정관장에 들어가보니..
아까 봤던 그 홍삼액기스가 260g에 12-15만원 정도 하는 것이 아닌가..
용량의 차이가 어느정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296,000원이면 저걸 두개 정도 살 수 있는 돈이 아닌가..????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제가격에 샀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하나는 공짜로 준다고 하고.. 무려 35%나 싸게 판다고 했는데..
실제 가격은 그렇지가 않았던 것이다..
소비자를 속였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 사람들이 농민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작년 제주도 가족여행에서.. 상황버섯을 두개나 사왔던 아픈 기억이 있는데..
그것과 너무나 유사한 판매수법인듯 했다..

꽤 오랜 시간 밖에 서서 홍보를 듣다 왔더니..
다리도 아프고 힘도 들었다..
나가서 한참만에 들어오자..
어디서 사고라도 난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끼치고 말았다..

받아온 전단지는 냉장고에 붙여놓았고..
언젠가 한번은 유용하게 쓰일거라 생각한다..

공짜를 바라는 마음을 이용해서..
이런 식의 판매를 하는 행위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오늘 하루를 정리해야겠다..